-11 바람만 불지 않으면 떨지 않을 날씨란 걸 태양만 돌아 온다면 춥지 않을 시간일 터 떨면서 고개를 드니 사방이 막힌 네모 위 타들어가는 직선을 쥔 난 또 다시 자리를 내어 주네 난 또 다시 바람에 떨고 마네 머물던 자리에 부부가 내린다 부부는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서로에게 말을 내 뱉었을까 이미 인생의 많은 자리를 승낙해준 둘의 관계는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거대한 서사가 존재하겠지 세상은 그러하다 어떠한 이론도 학문도 논리도 통하지 않는 영혼이 엮이고 엮이다 엮여버려 엮인 엮음이 반복되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나는 또 하나의 세상을 바람 그런 속죄 속에서 너는 또 한 움큼 갈피를 바람 너의 눈빛을 보고서 약에 취한줄 알았어 그만큼 너에겐 서사가 간절하겠지 간절하고 불안하던 초라해진 아이야 남겨진 반딧불은 그렇게 타들어 가 날라가고 말았네 그래도 다행이야 널 기억하는 수많은 존재들이 널 위해 배려하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