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쉬는 날이 나흘이나 생겼지만, 딱히 자유의 시간이 보장 되었다는 해방감을 느끼진 못한다. 이 짜투리 시간에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전공 서적이나 인문학 책을 들쳐 보지만, 무엇인가 내 머릿 속에 들어온다는 느낌은 들어도 이것이 나에게 밥을 먹여줄거다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차라리 매일같이 8시간씩 일을 하던 때가 그립다. 그때는 하루 하루가 힘겹지만 무언가를 해내었다는 성취감 하나는 끝내줬는데..

그렇게 군대에서 썼던 노트를 뒤적거리다 잊고 있었던 재밌는 일기를 발견했다. 이는 재작년 10월 즈음, 내가 약 한달간 호국훈련을 떠났을 때 들고간 노트다.

이때 나는 12시간을 넘는 시간동안 차가 쌩쌩 다니는 8차선 도로에서 무거운 방탄모와 조끼를 입고 부서질 것 같은 낚시 의자에 몸을 의지하며 긴 시간을 버텼다. 아마 살면서 가장 억울한 순간을 꼽자면 이때를 뽑을 것 같다.

이때는 시급이 2000원도 안되었다. 정말 노예 그 자체였다.

호국 방어작전 1일차 ...